잃어버린 고양이
빌리를 찾아서
당최 지음
2023년 11월 | 18,000원
서울의 주택가에서 고양이를 잃고
유령처럼 밤 골목을 배회한 어느 집사의 이야기
2017년 가을, 망원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고양이 빌리가 집사의 품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주차장을 벗어난 빌리는 근처 건물의 구조물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날 이후 망원동 골목에는 밤마다 “빌리야!” 부르며 헤매는 집사의 목소리가 깔리기 시작한다. 곳곳에 고양이를 찾는 전단이 붙고, 밤공기를 울리는 집사의 외침은 날이 갈수록 마포구 일대로 퍼져 갔다.
《빌리를 찾아서》는 두 고양이를 키우는 작가가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쓰고 그린 그림 에세이이다. 둘째 고양이 ‘빌리’를 잃어버렸다가 294일 만에 되찾기까지 겪은 수많은 우여곡절과 감정의 너울을 진솔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시시각각 작가의 내면에 휘몰아치는 불안과 걱정, 자책과 상실감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누구나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자들은 오랫동안 길거리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고양이와 밤마다 골목길을 헤매던 집사 가족의 분투기를 통해 잃어버린 반려묘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사례를 실감하게 된다.
작가 당최는 어릴 적부터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책 읽기를 좋아했다. 특히 공상하고 이야기 짓는 것을 좋아해 방에 틀어박혀 글 쓰며 소설가를 꿈꾸기도 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지냈으며 학창 시절 듣던 록 음악을 지금도 즐겨 듣는다. 세상은 여전히 당최 모르는 일이 많다는 생각에 ‘당최’라는 필명을 쓰기로 했다.
2009년 우연히 키우게 된 첫째 고양이 조니, 2013년 길에서 쫓아와서 키우게 된 둘째 고양이 빌리 덕에 어느덧 10년 차가 넘는 집사가 되었으나 여전히 고양이는 당최 모르겠다. 현재 두 고양이와 함께 일산 학원가의 한구석에서 요가를 즐기며 잔잔하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