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과 광기의 역사
모던데자인
김종균 지음
2025년 3월 | 24,000원
우리의 시선으로 읽는 모던디자인의 역사
『모던데자인』은 서구의 시각과 다른 각도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를 살피는 책이다. 저자 김종균은 우리가 읽어온 모던디자인 이론서들이 한결같이 계몽주의를 예찬하고, 서유럽의 역사적 승리 과정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계몽과 이성을 앞세운 모더니즘의 이면에는 광기와 무의식의 전근대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독교와 진화론, 정신분석학이 모더니즘 정신과 디자인을 형성하는 한 축이며, 볼셰비키 혁명이 모더니즘 조형 언어를 완성하였다고 지적한다. 이는 국내 전문가는 물론, 서유럽과 미국의 역사가들도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 변혁의 시대에서 소외되었던 우리가 모던디자인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저자는 오랜 시간 숙고하며 연구와 강의, 읽기와 쓰기를 거듭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 과정을 기록한 보고서이자 한국 디자인의 ‘독립선언’을 위한 시론이라 해도 좋다. 저자는 예술과 디자인, 법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이야기꾼으로, ‘글로 말하는’ 능력을 이 책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남다른 열정과 문제의식, 비판적 사유로 한국 디자인의 현실을 돌아보는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글쓴이 김종균
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학 박사, 충남대학교에서 법학 석사,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큐레이팅 전공으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특허청에서 심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의 예술과 디자인, 시각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연구를 해왔다. 저서로는 『한국의 디자인』(2013), 『디자인 전쟁』(2013), 『바우하우스』(2019), 『Encyclopedia of East Asia Design』(2019), 『History of Design and Design Law』(2022) 등이 있다.